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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 그래 너 잘났어! 차라지 죽여라
  • 등록일  :  2005.12.29 조회수  :  2,203 첨부파일  : 
  • 두 형제의 아버지가 갑자기 집안에서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가 됐습니다.
    큰 아들이 아버지를 아무리 흔들어 깨워도 여전히 아버지의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다급해진 큰 아들은 응급조치를 하면서 동생에게 “빨리 가서 의사 선생님을 모셔 오라”고 했습니다.
    동생이 황급히 의사 선생님을 모시러 갔습니다.
    그런데 돌아올 시간이 지났는데도 동생이 오지 않았습니다. 초조해진 형은 “도대체 이 놈이 죽은 거야, 산 거야”하고 중얼거렸습니다.
    그때 순간적으로 의식이 돌아온 아버지가 이 소리를 듣고 그 말에 큰 충격을 받아 그만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우리가 살다보면 내 의도와는 다르게 상대방이 오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먼저 깊이 생각하고 그 다음에 말을 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의식이 없는 상태라 할지라도 또 지금 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그 사람이 들어서 좋지 않을 말이라면 삼가야 합니다.
    성경은 “네 입에 파수꾼을 세우고 재갈을 물리라”고 말씀합니다.

    상담실에 있던 어느 날, 한 여성이 눈이 퍼렇게 멍들어서 제게 찾아와 상담했습니다.
    "남편이 이렇게 했는데 어떻게 해야 합니까?"
    여러 얘기가 나오다가 제가 물었습니다.
    "맞으시기 전에 어떤 말을 했지요?"
    그러자 남편이 너무 미워서 자기도 참지 못하고 이렇게 말했다는 것입니다.
    "그래 잘났어. 그래도 사내라고. 당신이 해 준 게 뭐가 있어. 때려 봐! 때려! 아예 죽여! 그래도 자존심은 있어서."
    그 얘기를 듣고 제가 한마디 했습니다.
    "그래도 남편이 훌륭한 데가 있네요. 죽이라고 하는데 때리기만 했으니까."

    우리나라 속담에 매도 벌어서 맞는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손의 폭력도 폭력이지만 언어의 폭력도 폭력입니다.
    우리 옛 고사성어에 "한 치의 칼로 사람을 죽인다"는 촌철살인(寸鐵殺人)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비유적인 표현으로 "말 한마디로 감동을 준다." 혹은 "말 한 마디로 급소를 찌른다."는 뜻입니다.
    말 한 마디로 배우자의 숨기고 싶은 급소를 찔러 자존심 다 꺾어놓고 그로부터 평화와 인격을 기대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